“부활의 시”
- 작성자 : hanmoory
- 24-03-29 12:29
“부활의 시”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고봄바람,
봄 햇살을 마시며
새들과 함께 주님의 이름을
첫 노래로 봉헌하는 4월의 아침
이 아침, 저희는
기쁨의 수액을 뿜어내며
바삐 움직이는
부활의 나무들이 됩니다.
죽음의 길을 걷던 저희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 오시는 주님
오랜 시간
슬픔과 절망의 어둠 속에
힘없이 누워 있던 저희에게
생명의 아침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 온 저희는
샘이 없는 사막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내지 못하고
일상의 시간들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기 위해
기쁨으로 달음질치던 제자들처럼
저희도 이웃과 함께아침의 언덕을 달려갑니다.
죄의 어둠을 절절히 뉘우치며
눈물 흘리는 저희의 가슴속에
눈부신 태양으로 떠오르십시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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