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작성자 : hanmoory
- 23-05-14 11:36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인 심 순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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