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코너

박목사가 잘 잊어버립니다.


“박목사가 잘 잊어버립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메모리 칩이 부족해서 물건을 못 만드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여, 차 값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2-3년 된 중고차가 새 차보다 비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어떤 분 말로는 요즘 나오는 새차는 벤츠같은 좋은 차에도 트렁크 밑에 발만 대면 열려야 하는데 칩이 없어서 매뉴얼로 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만 그런게 아니라, 요즘 저도 메모리 칩 용량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머리에 칩을 넣을 수만 있으면 용량이 큰 칩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팬데믹 기간에 오신 새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리다 보니 얼굴을 다 볼 수가 없어서, 기존 교인들은 대강 누군지 알겠는데, 새가족들을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끔 예배 드리고 나가는 새가족들 붙들고 “혹시 처음 오셨나요?” 그러면 “지난 주일에 목사님과 인사했는데요?” 그럴 때 참 미안합니다. 어떤 분들은 한 두 번 인사하고 나면 마스크를 껴도 알아 보겠는데, 어떤 분들은 두 세 번을 계속 물어야 얼굴이 익혀지고 조금 분간이 됩니다.

 

팬데믹 전에는 우리 교회 주일학교 애들 270명을 98%는 다 알고 이름도 알았는데, 이제는 기존 교인들의 자녀들도 못 본지가 2년이 되니 그 사이에 애들이 많이 커 버렸고, 특히 새가족들의 자녀들은 거의 이름을 모릅니다. 그래서 예배후에 1층에서 지나가는 애들 붙들고 “너 이름 뭐야? 아빠 이름은 뭐야?” 묻는데, 어떨 때는 지난주에 물어 봤던 애들에게 같은 질문을 또 할 때가 있습니다. 애들은 상관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목사로서 잠언 27:23절의 말씀을 늘 기억하려고 애씁니다. “네 양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 마음을 두라.” 그래서 기본적으로 교인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고, 교인들 가정의 기도 제목을 알고 기도해 주려고 노력하는데, 팬데믹이라 그런지? 아니면 제 메모리 칩이 용량이 작아졌는지? 요즘은 한계를 느낍니다. 성도들이 제출해 주신 기도 제목을 갖고 새벽에 기도를 하는데, 마침 그 성도를 만나면 잘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어서 두 번 세번 또 물어 봅니다. 22개 목장에서 목자들이 보내오는 목자일지를 보며 기도하고, 성도들이 제출한 기도 제목과, 또 만나서 말로 부탁하는 기도 제목도 가능하면 전화에 적어 놓고 기도하는데, 당사자를 만나면 또 물어 볼 때도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성령께서 제 기억력의 용량을 넓혀 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한무리 목양실에서 박목사 드림 (533호, 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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